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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주 전까지 명상, 책, 운동을 꾸준히 해오면서 마음을 되게 잔잔한 수면처럼 잘 다스리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직에 실패하고, 퇴사일이 가까워질수록 회사 밖 차디찬 현실에 내던져질 생각을 하니 주말동안 너무 괴로웠다.

직장 동료들한테 호기롭게 나 나가서도 놀든 뭐든 열심히 할거에요! 외쳐두고, 응원도 다 받아두고 쫄고 있는 모습이라니...

스스로한테도 쪽팔리는 말이지만, 그래도 아직 회사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데,,,
나 생각보다 나갈 준비가 안되어 있구나,,, 겁쟁이구나에 실망하고, 퇴사 번복할까?라는 갉아먹는 생각을 해버렸다


이대로는 또 공황이나 불안장애가 오겠다 싶어서 얼른 부정적인 감정에 지배당하기전에 다음 3가지를 했다!


1. 친한 친구들한테 카톡으로라도 지금 생각하는것, 자꾸 떠오르는 불안한 마음 솔직하게 털어놓기

2. 운동 다녀오기

3. 유튜브에서 불안함 다스리는법 영상 검색하기



당연한 소리겠지만 세 가지 방법 모두 다 효과는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3번이 정말 나한테 효과가 있었다.

1, 2는 일시적으로 나에게서 불안함을 사라지게 해주었지만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운동을 다녀와도 막막함, 불안함이 너무 심해지길래 마음을 다스리던 책들도 자꾸 쌓아두다보니 읽어야한다는 강박으로 변질될것 같아서 눈에 띄지않는곳에 잠시 숨겨두었다.

그리고나서 평소에 심란할 때 주로하는 설거지를 하면서, 불안함 다스리는 법 영상을 찾아봤다.

진짜 바로 위에 노출되는 인자하신 인상을 가지신 분의 썸네일을 클릭했는데 뜻밖에도 너무 잘맞는 영상을 마주하게 됐다. 처음으로 유튜브 알고리즘이 고마워졌다.

https://youtu.be/XLlN4l5gt1U
(푸릉_렘군님 영상인데, 링크 썸네일 띄우는법 알아오면 수정해야겠다...!)

정말 신기한게 아예 생전 처음보는 사람이 하는 말인데도, 너무 도움이 되었다.

불안함을 아무렇지않게 옛애인 잊듯이 비유해주시고, 목표를 정해서 그것만 바라보고 준비하는데 온정신을 쏟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평소 루틴한 상황이었다면 에잉 당연한 소릴~하고 넘겼을수도 있지만, 지금 내 상황에선 정말 마법처럼 마음속 안개가 걷히듯 불안감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차올랐다.

나 목표 정하면 경주마처럼 질주 잘하는데. 오호... 생각보다 내가 잘하는건데!?

그러면 불안한 감정에 집중할 시간, 에너지를 목표 정하는데 쓰자! 세상 밖으로 나가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시야를 넓히고 목표를 잡자!
>>설거지 하는 동안 얼떨결에 당장의 내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진짜 정말 너무 감사한 영상이어서, 댓글을 남겨버렸다.ㅎㅎ
내 댓글로 영상제작자분이 뿌듯함을 느끼셨길 감히 욕심 내본다.
나만 도움받으면 뭣하니까! 서로 기브앤테이크하는거지ㅎㅎ

다른 소리이긴하지만, 2년전에 자신이 만든 영상이 2년 후의 이름 모를사람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쁠까? 내 글도 누군가에게는 먼 훗날이더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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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지나고 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도 많았고, 지금 생각하면 너무 무던히 지나가버린것도 있다.

그래도 가끔씩 좋은 사람들이랑 일할 기회가 있어서 좋았고, 얻어가는것 또한 분명히 있다.

1년동안 후퇴하는게 아니라 성장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조직생활, 인간관계경험


사수도 없는 팀. 원맨팀. 회사에 폐끼치지 않으려고 사람들이랑 친해지는 대신에 정말 빡세게 업무에 집중했다. 다들 왜그리 바빴냐고 묻더라.

사람들은 생각보다 바보다. 며칠전 옆팀에서 간단한 문서작업하는걸 지켜보는데 속터지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나중에 조용히 찾아가서 쉽게, 빨리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근데 남들이 봤을때도 나의 부족한점, 바보같은 점이 보이겠지? 이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을거니까. 그래서 팀이 필요한거겠고.
(원맨팀으로 지내다보니 알게 된건데, 스스로가 일하다가 너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이 되거나 답답할 땐, 구글에 찾아보는게 의외로 지름길이다. 구글은 내가 개떡같이 검색어를 입력해도 찰떡같은 글을 찾아서 띄워준다.)

물론 시행착오를 겪는게 그사람이 성장하는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같은 시간동안 기본적인걸 하느라 시간소비하는것보다는, 좀 더 고차원적인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지 못한 내 팀 상황.(원맨팀ㅎ)

혼자 활개치고 다니는 여우(사무실에 사는 여우는 성별구분이 없다는걸 알게 되었다^^)...본인 뜻대로 하려고 가만히 있는 나도 건들이려고 시도했으나 난 애초에 병먹금주의자이기도 했고, 지금은 자기 발등 찍고 있더라. 저사람이 나한테 뭘해도 나한테는 영향을 주지 못할걸 알아서 신경도 쓰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

옆부서 관리자는 자기팀 직원도 자기 뜻대로 볶이지 않으면 대놓고 배척하는듯하다. 뽑아놓고 아무것도 안시키는 상황이 내 옆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서 내가 간단한 일을 한두개씩 시켰다. 나는 저사람이 표면적으로는 농처럼 일 안해서 좋다고 하지만,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지 경험해봐서 시간이라도 잘가게끔 도와줬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왜 다른팀에서 일시키냐고 짜증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ㅎㅎ 하여튼 옆부서 관리자가 놓치고 있는, 회사에 장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가져와서 사장한테 바로 어필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작은것부터 하나 둘씩 해내다보니 스스로 자신감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고, 다행히 지금은 본인의 노력과 센스를 통해서 회사에서 스스로의 입지를 굳건히 잘만든것 같다. 다행이다.

이 회사의 참 독특한 점 중 하나인 일할때는 수직, 책임질때는 수평인 이 기형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서 나중에 후임이 물어봤을때, 미래의 나는 이 상황을 당연시 여기거나, 뭐 어쩔수 없잖아요 라고 대답할까봐, 이 평범하지 않은 조직문화에 물들여질까봐 나가고자 하는 결심을 내렸다.
21년 12월까지는 나보다 먼저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이 시스템이 마음에 든 사람들이겠거니 하고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물들까봐 회사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더 멀리하려고 하고, 주변을 통제하려고 했던것 같다. 그에 대한 내 에너지 소모도 만만찮았고, 무엇보다도 정말 외로웠다. 출근해서 안녕하십니까 한마디 외에는 한번도 입을 연적이 없는 날도 많았다.

일을 하면 할수록 익숙해져서, 가면 갈수록 바보가 되는 느낌은 어딜가나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적어도 이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문을 구할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사회생활 멘토 같은 사람. 나가는 시점에서 아직까지도 사회생활에 있어서 배울점이 있는 사람은 여기엔 없다고 느낀다. 큰 조직에 가면, 몇년동안 죽이되든 밥이되든 굴러서 사회초년생의 본보기가 되는 대리, 과장급 사람이 있다고들 하는데, 여기는 그럴만한 사람들은 진즉에 나가고 없다. 제일 오래 일한 사람도 한손을 못채우는 근속년수이니까.


미래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

일을 하면 할수록 전공이랑 너무 무관한 분야에 있었고(물론 본인 전공에서 일하는 사람을 일부이기도 하고, 지나치게 개인적인 욕심일수도 있다), 가끔씩 업무 때문에 얘기할 일 있는 대학원생 분들을 보면서, 전공이 그리워지곤했다. 돈은 적게 받더라도 저렇게 시간을 보내는게 나한테는 더 필요한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나는 지금 당장 큰 돈이 필요한것도 아니고, 이 나이대에 돈을 모으는게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한 사람들이 멋있기도 하고 부러웠다. 이런저런 정보를 모으려고 몇번 따로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우리과 선배들도 똑같이 말해주셨던 전국 대학원생들의 공통적인 불만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그래도 본인 선택이고, 개중에는 본인 연구 얘기를 하면 눈을 반짝이는 멋있는 모습도 보여주는 사람이 있더라!(퇴사전에 그점이 멋있다고 말해드려야지!)
회사다니면서 회사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이직준비를 하는게 너무 좋았다. 그 과정에서 스펙만 쌓은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내적으로 더 잘챙기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자격증 공부도 하고, 어학도 꾸준히 쌓고, 책도 읽고, 운동도 꾸준히 했다. 나랑 맞는 취미가 무엇인지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나를 더 잘알게 되었다. 이런 기회를 준 회사에 너무 감사하다.


여튼 내가 생각했던, 갈망하는 커리어 쌓기에 전혀 도움이 안될뿐더러(출근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너무 자주 들었다.)
가면 갈수록 일에서 얻는 성취감 또한 없어지고, 내가 뭘하고 있는거지?라는 생각. 결국 1년도 안돼서 매너리즘에 빠졌다.
임금이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것도 아니었고, 복지가 뛰어나지도 않았으며, 조직문화 또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지금와서야 퇴사하는 마당에 사람들을 멀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도 하고, 밖에 나가서 또 어떤 인연으로 만날지는 모르니까 점심도 자주먹고, 티타임도 가지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공유하고 있다. 회사사람들도 마냥 좋아서 다니는게 아닌것도 알게 되고, 각자 처한 상황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동안 나 혼자서 참 어리석은 생각을 했구나 몰래 반성도 하고 있다.

오고가는 대화 중에서 다른 직원분들이 사장과 회사운영 관련하여 몇번 이야기했다고 하나, 글쎄, 장기적으로는 바뀌지 않을것 같아보인다.

어쩔수있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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