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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비슷하게 취업준비를 하다가 공황을 경험한 사람들이 이 글을 읽고

각자 상황이 다르겠지만 나의 극복 과정을 참고해서 본인에게도 맞는 극복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리멘탈 개복치의 면접 준비 & 결과 기다리기


2021년 상반기 첫면접이자 약 6개월 만의 면접을 준비하면서 초조하기도 했고 불안했다.

사실 공기업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인턴을 제외하고 정규직 면접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격일로 왕복 3시간 거리를 이동하여 면접스터디도 2개나 하면서 면접을 준비했다.

6/3에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도대체 뭘보고 판단한다는거지? 싶었다.

그래도 면접 복기는 따로 해뒀다...(블로그에도 비밀글로 업로드 해둬야지!)

이러면서도 기대하면 안되는거 알지만 면까몰...을 되내이면서 나도 모르게 행복회로를 돌렸다.

그 와중에도 알게모르게 신경이 쓰였는지 잠도 깊게 못자고 입맛도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발표나기 전날, 친구들을 만났는데 나보고 안색이 안좋다고 했다.

며칠뒤 생리예정일이었어서 호르몬 때문인줄 알았는데,,,


6/15 공황장애 발단


면접 후 13일 뒤인 6/15 면접 탈락 소식을 접하자마자 온 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탈락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기보다는 "탈락"이라는 결과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난 솔직히 엄청 실망하실줄 알았다.

근데 오히려 내가 초조해하고 불안해 하던걸 지켜봐오셨어서 그런지 날 위로해주셨다.

하지만 몇시간 뒤 크게 한숨 쉬시는걸 들으면서 부모님 노후에 짐이 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가슴이 갑갑해지고 막연해졌다

그러고 갑자기 귀신에 씌인 사람처럼 잡코리아를 깔았다.

잡코리아에 올라온 공고들을 뒤져보며 내가 뭘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나 보다


공황장애 증상 1: 신체적, 정신적 이상

 

1. 신체적 이상 증상

- 집에 있을때도 10분 마다 소변이 마려워서 외출할 때 강박적으로 화장실 걱정함
- 하루종일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정도로 온몸이 떨림
- 면접결과 발표 전부터 불면증이 생겨서 하루 4시간, 3시간, ,,, 차츰차츰 줄어들어 발표 이후엔 30분만 잠들 수 있었음
- 새벽에 자다가 심장이 비이상적으로 빨리 뛰는걸 느끼고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 잠에서 깸
-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때까지, 일상 생활에서도 계속 심장이 두근거림
-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짐
- 입맛 없음
- 소화 안됨
- 헛구역질, 구토 증상
- 눈이 퀭해지고 피곤한데 잠은 안옴
- 머리가 잘 안돌아가는지 기억이 잘 안나고 집중도 잘 안됨

 

2. 정신적 이상 증상

- 눈뜨자마자 강박적으로 잡코리아에서 구인공고 열람
- 난 대체 뭘할 수 있지?와 같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 난 뭘해도 안될것 같다(계속 부정적인 생각)
- 난 언제 내 자리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막연함
- 부모님은 항상 내곁에 있는게 아닌데 라는 불안감
- 친구들은 다 자리를 잡았는데...라며 비교
- 승용차 타고 가는 와중에 갑자기 차문이 열려서 누가 들이 받으면 어떡하지?
- 길을 걷다가 갑자기 차에 부딪혀서 이대로 죽는거 아닐까(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

이것들의 무한굴레로 내 심신은 일주일만에 나락으로 갔다


공황장애 증상 2: 충동적인 행동


평소 12시에 자서 7시반에 일어나던 사람이 1시가 훌쩍 지난 시간에 잠들어서 새벽 2시에 매일 심장이 두근거려서 깼다.

잠에 깨고나서 강박적으로 잡코리아 어플 들어가기.

아이러니하게도 아무것도 안하면 안할수록 불안했고, 오히려 잡코리아를 보면서 일시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직업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보다는 어디든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컸나보다.

6/15~18 직무 하나도 고려안하고 무기계약직 지원, 도피성 대학원 고려
6/18~19 준비해온 직무랑 완전 상관없는 중견 중소기업 고려 (잡플래닛 1점대인데도 지원하려고 했음)
6/19~20 2조 2교대, 3조 2교대 생산직 고려
6/20 직업상담직 공무원 준비 고민(앉은 자리에서 프리패스 강좌 150만원짜리 바로 끊을뻔했다;)
6/21 김치공장 알바, 아프리카티비 모니터링 고려
6/22 학원 강사 지원, 과외 알아보기 + 다시 수능쳐서 대학가기
6/22 전문대 들어가서 간호조무사 or 국비지원 받아서 피부관리사, 네일자격증 취득하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가 여태껏 준비해온 직무랑 멀어지고, 일관성없이 중구난방으로 알아보고 있었다
위에 언급된 직업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중요하다. 그렇지만 알게 모르게 저 직업들을 쉽게 가질 수 있을거라고 얕게 생각했다. 각 직업군들마다 그들만의 고충이 있고,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종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내가 3년동안 준비해오던 직무랑 하나도 일치하지 않았다는점...
저 직업들을 어찌저찌 준비해서 지원했더라도 당장 내가 사장이었으면 열정적인 사람을 뽑지 나같은 사람은 안뽑았을것이다... 만약 저 길로 준비했는데 떨어지면 지금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을지도...?
그리고 20~30년동안 일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다가 막막해지면서 딜레마에 빠졌었다


공황장애 극복 과정

1. 끊임없이 생각, 상황 말해보기


어찌보면 얕은 공황장애 일수도 있지만 나는 그 짧은 시간동안 지옥체험하는 줄 알았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렇게 지내다가 큰일날것 같아서 정신과에 상담 받으러 가야하나 고민할 정도였다.

일단 주위에 면탈소식을 알렸는데 다들 하나같이 위로해줬다. 친구들은 나한테 좀 쉬어야한다고 말했다
근데 멘탈이 무너져서 그런가 하나도 와닿지 않았다. 자꾸 뭔가를 해내야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 상황에서 친구들한테 용기를 내서 내 충동적인 생각들을 말했다

여태껏 대기업/공기업 준비하던 애가 갑자기 공무원을? 김치공장 알바를...? 수능을? 친구들이 적잖이 놀랬을것이다...
(친구들아 미안해ㅜㅜ완전 노답 징징이었을것...)

그래도 계속 말했다. 말하면 말할 수록 안개가 걷히는 느낌과 동시에 개운해지면서 30분이라도 눈을 감고 낮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빠한테도 용기를 내서 매일매일 내 생각을 말했다.

묵묵히 듣기만하던 아빠가 매일매일 너무 빨리 결정하고 쉽게 바꾸는거 아니냐, 나는 너한테 돈벌어오라고 한적없으니까 차근차근 준비해라.라고 농담처럼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저말을 듣고도 정신을 못차린나... 아빠에게 계속 찡찡대는데,,,


2. 객관적으로 나를 마주하기 - 혼자서 하기 힘들면 가족/친한지인의 도움받기!


아빠가 참다못해 걱정어린(?) 마음으로 완전 객관적인 팩트로 날 때려줬는데 오히려 나한테 그게 해답이었다!!!

(실제로는 더 우회적으로 말씀하셨음^^)

지금 처한 상황을 직면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자꾸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공기업 준비한지 얼마됐다고 면접 한번에 이렇게 쉽게 포기하냐(빡세게 준비한지는 3개월도 안됨)

짧은 기간 준비한거 치고 이렇게까지 좌절하는 모습이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

요며칠간 지켜봤는데 너무 빨리 결정하고 빨리 포기하는것 같다

취업시장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지금 이상태로 취업준비하면 어디든 안될거다.

취업하고 나서도 적응못하고 우울증에 걸려서 사회부적응자로 살게 될까봐 걱정된다

아직 젊으니까 지나치게 조급해 하지말고 30살까지 후회없이 준비를 해보고, 안되면 그 이후에 지난 며칠동안 말한거 생각해봐라.

살아보니까 모든 사람은 똑같은 양의 고통을 경험하는데, 사람마다 고통이 찾아오는 시기가 다르다. 너가 지금 고통스러운만큼 미래는 더 나을것이다.

아빠랑 대화를 통해 객관적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도둑놈 심보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은 기회를 잡으려 정말 열심히 갈고 닦으면서 노력했다는 점은 간과하고

공기업 준비는 제대로 한지 얼마 안됐지만, 졸업한지 3년차 & 주위 대부분이 자리잡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노력하기 보다는 이제는 되겠지라는 마인드로 대충했다는걸 인정할 수 있었다.


현재 상태&생각


위로, 공감해주는 짱멋진 친구들이 있다는 점에 넘 감사하다.
내게 과분한 친구들인만큼 평소에도 고맙다고 자주 표현하기 시도 중이다! 나도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해주세요...

당연하지만 몰랐던 부분인데, 부모님이 나에게 관심이 많고 그만큼 나에 대해 잘알고 계신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부모님이랑 드라이브도 가고 깊은 대화도 하면서 갑갑함을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중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최대 효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보여드리기!

만 3년간 취업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마땅히 이렇다 할 취미도 없이 살아온것이 아쉽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취미생활에 시간을 써보려고 한다ㅎㅎ 물론 다 해볼수는 없겠지만 계획은 장대하게!!!
24시간 중에 잠자는 시간 외에 공부만 독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면 또 공황에 취약해질 것 같으니까 건강 챙기는것도 병행해야 할 것 같다

이틀에 한번 1시간 30분 이상 운동하기
알바하면서 꾸준히 사람들 만나기
여행 다니기
친구들 만나기
읽고 싶은 책 읽기
영화보기
등산하기
블로그 운영하기
해보고 싶던 게임하기
요리하기

나중에 20대를 떠올렸을때 취업준비 뿐만이 아니라 이것저것 경험하고 즐기면서
나름 건강하고 알차게 보냈다고 되돌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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